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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말대잔치

선거가 다가온다

우리집은 철저한(?) 비밀 투표 및 정치적 자유가 있는 집이다. 선거철만 되면 서로의 정치 성향을 인정하고 각자 지지하는 정당과 후보에 표를 보탠다. 어렸을 적에는 부모님이 약간의 강권을 포함한 권유를 하긴 했었으나, 이제 나이가 들고 머리가 커지고 나니까 나름의 소신인지 고집인지가 생겨서 잘 듣지 않는다. 다행스럽게도 서로 다른 의견을 낼 수 있다는 게 곧 민주주의라는 점을 알려준 부모님 덕분에 나는 내 의견을 자유롭게 내어도 된다는 배움을 얻었다. 지금도 서로 지지하는 정당이 저마다 다르지만, 우리집은 항상 선거에 꼬박 꼬박 참여하고 저마다의 가치를 지지한다.

주변을 돌아보면, 우리집처럼 정치와 종교 얘기를 맘놓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의외로 많이 없다는 걸 알게된다. 서로 생각하는 바가 다르고, 그 신념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리라. 나 역시도 어느 한쪽으로 편향되어 있으니 누군가와는 말이 비교적 통할 것이고, 또 누군가와는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같은 표심을 가진 사람들 하고만 교류하고 살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이럴땐 성인의 미덕을 십분 발휘할 필요가 있다. 아주 가까운 사이라도, 우리집처럼 서로의 정치 성향이 다를 수 있다. 그럴때 가장 좋은 대화 방법은 서로의 다름을 아주 명확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일방통행이 아니다. 독재를 견제하고 충돌을 장려하는 시스템이다. 정치 성향 역시 다를 수 있고, 그에 따른 가치관 차이도 당연히 있을 수 밖에 없다. 그 점을 말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정도는 할 수 있어야 성인이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정치인들이 때로 저급한 표현을 써가며 날을 세워 싸우고 주먹다짐까지 하는 꼴불견을 보이고 있지만, 유권자까지 그런 저급한 말과 행동을 따라할 필요는 없다. 권력이 어디로부터 오는지 잊지 않겠금 주기적으로 투표를 통해서 심판하면 그만이다. 의견이 다르다고 구태여 말다툼하거나 할 필요가 없다. 세상에 100% 완벽한 사람, 집단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 가능하면 비난 대신 비판을 하면 좋겠고 무엇보다 저급한 표현은 삼가했으면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어수선한 와중에도 선거가 다가온다.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 어떤 미래 지도자들을 선택할 것인가. 지지하는 정당이 달라도 좋고 지지하는 후보가 달라도 좋다. 한 사람이 딱 한표씩 행사할 수 있는 투표에 모두 참여하자. 그래서 우리가 지지하는, 혹은 지지하지 않는 사람과 정당에게 그들의 권력이 어디로부터 왔는지 깨닫게 만들어주자. 그거면 된다. 투표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