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덕후

아버지와 나는 약간 자동차 덕후다. 유튜브 채널 중에 상당수는 자동차 관련, 만나면 하는 얘기들 중에서 상당수가 자동차 얘기다. 거기에 내연기관에 진심이어서 전기차는 사실 좋아하진 않는다. 가솔린과 디젤 둘 다 사랑하지만 우리 부자는 디젤 파다. 낮은 RPM에서도 묵직하고 강력하게 치고 나가는 그 힘과, 따라올 수 없는 연비를 사랑한다. 그 때문에 테슬라가 흔히 보이는 지금 우리 부자는 디젤 엔진을 탑재한 자동차를 각자 운행중이다.

그러고보니 어렸을 적 기아 세피아를 첫 차로 운행하셨던 아버지를 기억한다. 아는 지인에게 아주 저렴하게 구매하셔서 운전 연습을 하셨다. 수동 기어였고, 엄청 오래 운행된 차였다. 하지만 아버지는 즐겁게 운전을 배우셨고 당신이 차를 소유할 수 있다는 것에도 엄청 만족해 하셨다. 아마 그 때부터 아버지는 더더욱 차를 좋아하고 덕후가 되신 것 같다. 자동차로 가족 여행 갔을 때 엔진룸을 열어 내부 구조를 흐뭇한 미소와 함께 바라보시던 모습이 떠오른다.

아버지도, 나도 이제 내연기관의 시대가 끝나감을 느낀다. 100년 내연기관의 역사가 이제 황혼기를 맞았다. 지금 아버지와 내가 타는 차가 아마 우리들의 마지막 내연기관 차가 될 것이다. 우리의 다음 세대들은 전기차가 당연한 시대 속에서 역사책 혹은 박물관에서나 엔진과 변속기를 만나보게 되겠지… 우리 차덕후 부자는 한 시대가 끝나는 게 아쉽다. 전기차 시대가 조금쯤은 천천히 왔으면 좋겠다. 진동도 없지만 가슴떨림도 없는 차는 끌리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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