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DI Q5 50TDI 1,000km 후기

지난 달 말 나는 3년을 조금 넘게 타던 아우디 A6 35TDI를 아버지에게 드리고, 아우디 Q5 50TDI를 구매하여 타기 시작했다. 내 인생 최초의 6기통 디젤 엔진이자 아마도 마지막이 될 내연기관 자동차인 셈인데, 여러 모로 짧게나마 후기를 여기 기록해 둔다.

사실 이번에 자동차를 구매할때 아우디는 구매를 생각하지 않았었다. BMW나 벤츠로 갈아탈려고 했었고, 실제로는 벤츠의 GLC 220d를 염두해두고 있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다른 브랜드의 차를 운전해보고 싶었으니까. BMW는 스포티함, 벤츠는 안정감이 매력적이라고 하는데 정말 그런지 궁금했고, 아우디와는 다른 느낌을 경험해 보고 싶었다.

현대/기아차도 고민하지 않았던 건 아니었으나, 가격이 수입차와 비슷하기도 했고 직전 차인 A6에 굉장히 만족했던터라 이번에도 수입차로 결정했다. 그리고 벤츠 매장도 둘러보고 고민의 시간을 거치는 사이 한가지 소식이 들려온다. Q5 50TDI가 역대급 할인에 한정 수량만 남았다는 소식.

공교롭게도 이전 차인 A6는 디젤게이트가 터지고 나서 1년 반이 지나 아우디에서 다시 판매를 재게한 시점에 구매해서 그 때도 역대급 할인을 받고 샀는데, 아우디의 통큰 할인은 이번에도 나의 마음을 훔쳤다. 거기다 무엇보다 내 마음을 사로잡은 세글자가 있었으니 바로 “6기통”. 내 심장은 이미 6기통으로 쿵쾅거렸다.

그래서 그 6기통이 값어치를 제대로 했나? 누군가 물어본다면 나는 당연히 YES라고 답할 수 있다. 4기통 디젤 엔진 특유의 딸딸딸딸- 거리는 소리는 A6에서 이미 충분히 단련했기에 사실 Q5의 6기통 디젤 엔진에 큰 기대는 없었다. 하지만 V6 엔진은 생각보다 조용하게, 그러나 묵직하게 그르렁 거렸고 가속력이 필요할땐 아낌없이 힘을 네 바퀴에 모두 충분히 실어주었다. 치고 나가는 느낌은 SUV 치고는 부드러웠고, 이전 차가 세단이었지만 승차감도 만족스러웠다.

더불어 6기통이라는 단어와 함께 항상 따라오는 3000cc 배기량은 이 차의 성능 지표를 충실히 표현해주고 있다. 내연기관차는 배기량이 깡패라고들 하는데, 왜 미국인들이 4000cc 이상의 V8 엔진에 그렇게 미쳐있는지 알 것만 같았다. A6를 타고 다닐때는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없었는데, 반대로 넘친다는 느낌도 들진 않았었다. 하지만 Q5 50TDI는 달랐다. 그냥 엑셀을 좀 세게 밟으면 과장 좀 보태서 차가 튀어나갈 준비를 하는 것 같다. 대배기량에 따른 세금이나 떨어지는 연비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다.

Q5 50TDI를 타면서 느끼는 단 한가지 불만은 연비다. 이전 A6 35TDI(전륜)는 고속도로 기준 22km/l 정도였는데, Q5 50TDI(Quattro)는 고속도로 기준 16km/l 수준으로 많이 떨어지긴 했다. 하지만 그래서 후회하냐고? 절대. 간결한 디자인과 실용적인 실내 공간, 그리고 그 걸 받쳐주는 넘치는 엔진의 힘이 나를 계속 운전하고 싶게 만들어준다.

내연기관차의 시대가 서서히 종말을 맞이하고 있다니, 한편으로는 받아들여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아직은 인정하고 싶지 않은 기분이다. 아우디 Q5 50TDI를 운전하면서 조금이라도 더 오래도록 엔진의 고동소리를 들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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