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30권 책읽기

얼마 전 회사에서 알게 된 사실인데, 팀 서재에 있는 책을 내가 20권 넘게 읽었다며 다독왕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다독왕 기념으로 책도 선물해준단다. 와우!) 실제로는 집에서도 읽는 책들이 몇 권 더 있었기 때문에 아마 보수적으로 잡으면 25권 정도 읽었을 것 같다. 지금도 읽고 있는 책(《타인의 해석》)까지 포함하면 올해는 30권 정도의 책을 읽을 것이다. 많다면 많은 셈인데, 1년에 단 한권의 책도 읽지 않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고들 하니까 뭐 많은 셈으로 봐야겠지.

나는 주로 베스트셀러 중심으로 책을 고르는 편이고, 내가 속한 팀의 서재 역시 베스트셀러 위주로 관리되고 있다. 덕분에 여러 다양한 석학들의 이야기들을 무료로 볼 수 있어서 좋다.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이라면 《룬샷》을 들 수 있는데 이 책도 생각해보니 회사에서 무슨 이벤트를 했는데 선물로 받은 책이었다. 월급도 주고 책도 주다니 이 정도면 좋은 회사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일만 하기에도 바쁜 회사에서 책을 언제 읽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 간단하다. 점심을 테이크아웃으로 자리에서 간단하게 먹고, 책을 펼치고, 1시간 동안 편하게 읽으면 된다. 일주일이면 5시간이다. 나는 보통 내용이 어렵거나 양이 많을 경우 2주에서 3주 정도 계속 점심시간마다 이어서 본다. 뒷내용이 너무 궁금하거나 빨리 보고 싶을때는 1주일이면 한 권을 다 본다. 쉽게 읽히고 재밌게 읽혀지는 책을 만나면 기분이 좋다.

어렸을 적에는 책을 싫어했다. 공부도 솔직히 말하자면 변변찮았다. 내가 사랑한 책들은 대부분 공부와는 거리가 멀었다. 만화책이 너무 좋았고, 당시 유행하던 판타지 소설들은 잠도 줄여가며 읽게 만들었다. 그 부족했던 잠은 교실에서 가끔씩 채워졌던 것 같다. 그랬던 내가 책에 점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뭔가 계기가 있어서 갑자기 책을 읽기 시작한 건 아니었고, 어느 순간 내 손에 책이 계속 들려 있었다.

나는 쉽게 흥미를 잃는 체질이다. 게임도 좋아는 했지만 사실 미친듯이 빠진 게임은 드물었다. 만화책도 언젠가는 완결이 된다. 뭔가 내가 계속해서 흥미를 잃지 않고 해왔던 건 딱 2가지 뿐이었다. 하나는 프로그래밍이었고 또 하나는 독서다. 공교롭게도 2가지 모두 비슷한 특징이 있다. 둘 다 새로운 것들이 끝없이 나오고, 흥미를 잃을 새가 없다는 점이다. 생각에 생각을 더한다는 점도 비슷하다. 그렇게 나는 1년에 30권을 읽는 평범한 독서인이 되었다.

지금은 책읽기를 의식하며 하지 않는다. 뭔가 한가로울 때 유튜브 영상들을 보거나, 아니면 책을 읽는다. 점심시간에는 거의 어김없이 책을 보고, 집에서도 주변에 책이 보이고 잡히면 그냥 펼쳐서 읽는다. 처음엔 글자를, 그 뒤엔 저자의 생각을, 마지막엔 나의 생각을 읽어본다. 사색한다는 느낌이 주는 즐거움은 뭉근하게 끓여낸 사골 육수를 천천히 마시는 느낌이다. 특히 내가 몰랐던 것들에 대해서 알게된다는 그 느낌이 정말 좋다. (설령 그게 착각에 불과하더라도)

혹시 책을 읽고 싶은데 쉽게 되지 않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나의 사례를 공유하며 글을 마쳐볼까 한다. 사실 나는 목적없이 독서를 하는 편인데,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강제로 집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분들 중 독서에 관심이 생긴 분들이 이 허접한 글을 보게된다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1. 가능하면 이북리더기가 아닌 종이책을 구매해서 읽기를 권한다. 최근 읽고 있는 《아날로그의 반격》이라는 책에서도 언급되긴 했지만, 사람은 최소한 학습에 있어서는 아날로그 방식이 더 적합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스크린 속 활자나 종이에 인쇄된 활자나 똑같지 않냐고? 천만에 말씀. 종이책은 질감이 느껴지고, 무엇보다 끝이 분명히 보이며 실체감이 있다. 그리고 우리 모두 오감에 자극이 분명히 오는 걸 더 선호한다. 이상하리만큼 전자기기를 좋아하는 내가 이북리더기는 단 하나도 없는 이유, 나는 종이책이 좋다. 당신도 그렇게 될 거라 믿는다.
  2. 지정된 시간에 책을 읽어보자. 나는 점심시간을 항상 독서 시간으로 정해두고 책만 읽는다. 그 때는 업무적인 스트레스나 압박감 모두 내려놓고 오로지 책만 읽는다. 처음엔 어색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주변 사람들도 자연스레 알게된다. 아 저 사람 책 읽는 시간이구만. 그 때부턴 설령 책을 안읽고 싶어도 주변에서 물어볼 것이다. “오늘은 책 안봐요?” 그럼 다시 마음을 다잡고 책을 집어들게된다.
  3. 마지막으로 주변 어디에나 읽을만한 책을 놓아두자. 책을 서재에만, 책장에만 두지말고 말 그대로 어디에나 두는 것이 핵심이다. 어디서든 손만 뻗으면 책을 집어들 수 있도록 하는게 가장 좋다. 침대 옆이든 쇼파 위든 식탁 한 구석이든 책을 둬라. 그리고 다 본 책을 책장에 꽂아두면 된다. 1번에서 종이책을 구매해야 하는 이유와 이어지는데, 사람은 눈에 띄는 실체에 좀 더 호기심이 생기고 집중하게 된다.

종이책을 사자. 지정된 시간에 독서를 해보자. 어디에나 읽을 책을 놓아두자. 이 3가지만 기억하고 실천한다면 내년엔 이 글을 우연히 읽은 당신이 바로 다독왕이 될 것이다.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항목은 *(으)로 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