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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말대잔치

루틴의 힘

나는 올빼미족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기운이 빠지고 하루종일 멍해지는 병이 있다. 9시에 일어나면 나름 일찍 일어난 편이다. 지금은 직장 생활을 하고 있으니까 그나마 30분 더 일찍 일어나긴 하는데, 자연인으로 돌아가면 분명히 9시 전에는 일어날 생각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10시 전에는 어떻게든 일어난다. 그리고 일어나서는 비교적 루틴한 하루를 보낸다. 나에게 있어 약간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의식같은 행위는 일기쓰기다. 2014년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하루 하루를 기록해오고 있다. 하루를 일기장에 저장하는 개념인데, 사실 별 내용 없다. 그냥 일어난 사건 중심으로 쓰고 어쩌다 내 감정이나 생각에 대해 고찰하긴 한다만, 의식 치고는 시시하다.

그리고 최근 들어 꾸준하게 퇴근 후에 책 읽는 시간을 30분이라도 가지려고 계속 도전중이다. 회사에 무료로 최신 도서들을 대여할 수 있게 잘 준비되어 있어서 거기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한 달에 2~3권 정도는 덕분에 보는 것 같다. 지금은 거기에 더해서 점심 시간 한시간을 통째로 식사도 하지 않고 그냥 책만 본다. 일주일에 한 권, 한 달에 4권을 회사에서 보고 집에서도 한 달에 2권 정도는 더 보려고 계획중이다. 독서 루틴은 의도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그런 결정을 하기 까지는 쉽지 않았지만, 루틴의 힘은 강력한 것 같다. 일단 하게 되면 그 뒤로는 관성적으로 할 수 있다. 자연계는 등속 운동이 자연스럽다고 했던 말이 기억난다. 우리는 마찰과 중력의 지배를 받지만, 우주에서 보면 지구는 자전도 하고 공전도 하지 않는가. 의식적으로 움직이는 게 아닌 꾸준히 나아가면 자연스럽게 나의 일부가 되는 것 같다.

일기나 독서를 꾸준히 한다고 해서 뭐가 도움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꾸준히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무언가 내 사고를 확장 시키거나 논리적인 사고를 좀 더 다듬거나 할 때 1g 정도라도 도움이 되었다면 그걸로 족하다. 마치 매달 들어오는 월급에 감사하며 그렇게 한해 한해를 쌓아나가는 것 처럼, 부족하나마 이렇게 하루 하루를 기록하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들을 조금씩 꾸준히 배우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동일한 제목의 책을 오늘 보기 시작했다. 루틴의 힘. 뭔가 딱 꼬집어서 설명하기 힘들었던 것들을 논리적으로 경험적으로 잘 정리해서 설명해주는 책이다. 거기에서 나온 훌륭한 아이디어에 따라 나도 최소한 오전 시간 만큼은 오롯이 내가 집중해야 하는 것에 몰두하고, 메일/메신저 대응은 되도록 오후로 미루거나 할 수 있도록 해봐야겠다. 내 소중한 루틴을 누구도 방해하지 않도록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잘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블로그라서 그런지 아니면 지금 글을 쓰는 새벽 너무 졸려서인지 글을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지 모르겠다. 오늘도 독서를 했고, 일기를 썼다. 나의 루틴은 어떻게든 사수했다. 그래 그거면 된거다. 계속 이어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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