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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말대잔치

창백한 푸른점

어렸을 적 우주 관련 다큐멘터리를 인상깊게 본 기억이 난다. 조금 더 커서는 칼 세이건의 베스트셀러인 코스모스를 봤다. 두께로 치면 거의 내가 보기에 어려운 책이었는데, 어째선지 내 전공이랑 아무런 관련도 없던 그 책만큼은 유난히 집중해서 봤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을 읽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칼 세이건이 지구 밖에서 지구 사진을 찍어두자고 NASA 사람들을 설득해서 결국 건진 한 장의 사진이 실려있다. 창백한 푸른점, 바로 지구다.

창백한 푸른점, 원 안에 있는 작은 푸른점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다.

저 사진은 그 자체로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드넓은 세상이 저 작은 점 하나에 담겨 있다. 우주는 소름 끼치게 넓고 또 무한하다. 그 속에 우리는 저 작은 점 속에서 웃고 울고 즐기며 아름다운 추억들을 간직한채 살아가고 또 떠나간다.

우주가 계속해서 팽창해 나가고 있는 것도, 우리가 결국 우주의 끝을 보지 못하게 될거라는 것도, 우리 지구도 언젠가 그 끝을 맞이할 것이라는 것도 한 편으로는 슬펐고 한편으로는 다행이라 생각했다. 이야기의 시작이 있다면 끝도 있어야지. 단지 우리의 이야기는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고, 끝나려면 한참 더 남았다는 차이가 있긴 하지만 어쨌든 지구라는 행성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는 분명히 끝이 있다.

그래서 궁금했었다. 우주속에서 우리가 존재하는 것에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어떤 목적으로 우리는 탄생했고 이 우주를 바라보며 그 너머를 궁금해 하는 것일까. 우주의 탄생 전에는, 그리고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밥먹고 사는데 아무런 도움도 안되는 이런 궁금증은 왜 생기는 걸까.

어른이 되면 그 답을 알 수 있게 되리라 생각했지만, 궁금증만 더 늘었고 답은 여전히 모르겠다. 우린 언젠가 답을 찾게 될까,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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