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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말대잔치

주식

나는 주식을 하지 않는다. 2012년 지금의 회사에 입사한 이래로 다행히도 아직까지 월급은 꼬박꼬박 받고 있지만, 주식을 한 적은 맹세코 단 한번도 없다. 그 흔하다는 우리 사주도 사지 않았다. 나는 그냥 직원으로 남고 싶을 뿐, 주주가 되어서 회사의 경영에 간섭하고 싶거나 배당금을 노리거나 하지도 않았고 할 생각도 없다.

거기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부모님의 밥상머리 교육. 부모님은 없이 살 때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주식은 도박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으시다. 건전한 경제활동으로 볼 수도 있고 정말로 그 회사의 잠재 가치 실현을 위해 기꺼이 가진 재산 일부를 투자할 수도 있겠지만, 부모님은 살면서 그 동안 주식으로 한탕 해보겠다고 덤볐다가 말아먹은 사람들을 부지기수로 봤다. Deep learning 관점에서 말하자면, 학습이 된거다.

그래서 나도 어렸을 적 부터 주식은 도박과 마찬가지로 절대 해서는 안되는 걸로 배웠고, 지금도 실천하고 있다. 뭐 물론 이 거 말고 핵심은 주식에 투자할 돈도 없다는 아주 명확한 이유도 있다…

요즘 주식 시장이 엄청 뜨겁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실물경제에 타격이 오면서, V자나 U자 반등을 기대하고 지금 “저평가”된 주식들을 있는 돈 없는 돈 모아서 사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마치 비트코인 광풍이 불었을 때 모습과 유사해 보인다. 외국인들이 던진 걸 개미들이 받아내고 있다고 해서 #동학개미운동 이라고 표현하던데, 풍자는 우리가 세계제일인듯.

물론 해당 기업들이 다른 이유도 아닌 코로나19 때문에 저평가가 되었고, 특히 우리나라 주식 시장의 1/3을 쥐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공포에 질려 현금화해서 나가고 있기 때문에 일견 그러한 접근은 틀리지 않아 보인다. 저평가된 게 맞고 언젠가 오를 거라는 확신이 있다면, 떨어졌을 때 사는 게 틀린 생각은 아닐 것이다.

근데, 하나 궁금한 건… 나같은 경알못조차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정도면 전국민이 이미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텐데, 너무나 뻔해 보이는 이 답안이 과연 정답일까? 2008년 리먼 사태때도 뭔가 비슷한 일이 있었던 거 같은데, 비트코인때도 그렇고… 왜 이번에는 다르다고 생각하지?

이번에는 금융 위기가 아닌 다른 위기라서? 정부가 나서서 돈을 풀테니까? 기업들이 잘못한 게 아니니 코로나19가 사라지면 금방 회복될 걸로 보여서?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늘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말은 꽤 높은 확률로 적중했다. 묻지마 투자에 퇴직금까지 털어 넣고 있다는데, 과연 이 많은 사람들에게 해피엔딩이 찾아올까? 항상 승자는 소수였는데… 부디 지금 주식 하시는 분들이 그 소수의 승자 중 한 사람이 되시길…

2 replies on “주식”

시리니님 재미있는글 다시 볼 수 있어서 너무 기뻐요.
제 주변에도 이전부터 주식 사야한다고 얘기를 많이하는데, 따로 공부하거나 그러지 않아서 오히려 손해만 볼까봐 마이너스 금리시대라지만 안쓰고 저금하는걸로 버티고 있어요.

오랫만에 블로그에서 다시 인사 드립니다. ㅎㅎ 저도 아직 주식 계좌조차 없는 상황인데, 앞으로 당분간은 주식은 쳐다 보지도 말고 그냥 경제 공부나 즐겁게 하려고 합니다. 주식을 로또 처럼 대하면 성공할 확률이 적고, 내가 작은 돈으로 사업을 산다고 생각한다고 생각하면 글쎄요 좀 나으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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