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아무말대잔치

1년에 30권 책읽기

얼마 전 회사에서 알게 된 사실인데, 팀 서재에 있는 책을 내가 20권 넘게 읽었다며 다독왕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다독왕 기념으로 책도 선물해준단다. 와우!) 실제로는 집에서도 읽는 책들이 몇 권 더 있었기 때문에 아마 보수적으로 잡으면 25권 정도 읽었을 것 같다. 지금도 읽고 있는 책(《타인의 해석》)까지 포함하면 올해는 30권 정도의 책을 읽을 것이다. 많다면 많은 셈인데, 1년에 단 한권의 책도 읽지 않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고들 하니까 뭐 많은 셈으로 봐야겠지.

나는 주로 베스트셀러 중심으로 책을 고르는 편이고, 내가 속한 팀의 서재 역시 베스트셀러 위주로 관리되고 있다. 덕분에 여러 다양한 석학들의 이야기들을 무료로 볼 수 있어서 좋다.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이라면 《룬샷》을 들 수 있는데 이 책도 생각해보니 회사에서 무슨 이벤트를 했는데 선물로 받은 책이었다. 월급도 주고 책도 주다니 이 정도면 좋은 회사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일만 하기에도 바쁜 회사에서 책을 언제 읽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 간단하다. 점심을 테이크아웃으로 자리에서 간단하게 먹고, 책을 펼치고, 1시간 동안 편하게 읽으면 된다. 일주일이면 5시간이다. 나는 보통 내용이 어렵거나 양이 많을 경우 2주에서 3주 정도 계속 점심시간마다 이어서 본다. 뒷내용이 너무 궁금하거나 빨리 보고 싶을때는 1주일이면 한 권을 다 본다. 쉽게 읽히고 재밌게 읽혀지는 책을 만나면 기분이 좋다.

어렸을 적에는 책을 싫어했다. 공부도 솔직히 말하자면 변변찮았다. 내가 사랑한 책들은 대부분 공부와는 거리가 멀었다. 만화책이 너무 좋았고, 당시 유행하던 판타지 소설들은 잠도 줄여가며 읽게 만들었다. 그 부족했던 잠은 교실에서 가끔씩 채워졌던 것 같다. 그랬던 내가 책에 점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뭔가 계기가 있어서 갑자기 책을 읽기 시작한 건 아니었고, 어느 순간 내 손에 책이 계속 들려 있었다.

나는 쉽게 흥미를 잃는 체질이다. 게임도 좋아는 했지만 사실 미친듯이 빠진 게임은 드물었다. 만화책도 언젠가는 완결이 된다. 뭔가 내가 계속해서 흥미를 잃지 않고 해왔던 건 딱 2가지 뿐이었다. 하나는 프로그래밍이었고 또 하나는 독서다. 공교롭게도 2가지 모두 비슷한 특징이 있다. 둘 다 새로운 것들이 끝없이 나오고, 흥미를 잃을 새가 없다는 점이다. 생각에 생각을 더한다는 점도 비슷하다. 그렇게 나는 1년에 30권을 읽는 평범한 독서인이 되었다.

지금은 책읽기를 의식하며 하지 않는다. 뭔가 한가로울 때 유튜브 영상들을 보거나, 아니면 책을 읽는다. 점심시간에는 거의 어김없이 책을 보고, 집에서도 주변에 책이 보이고 잡히면 그냥 펼쳐서 읽는다. 처음엔 글자를, 그 뒤엔 저자의 생각을, 마지막엔 나의 생각을 읽어본다. 사색한다는 느낌이 주는 즐거움은 뭉근하게 끓여낸 사골 육수를 천천히 마시는 느낌이다. 특히 내가 몰랐던 것들에 대해서 알게된다는 그 느낌이 정말 좋다. (설령 그게 착각에 불과하더라도)

혹시 책을 읽고 싶은데 쉽게 되지 않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나의 사례를 공유하며 글을 마쳐볼까 한다. 사실 나는 목적없이 독서를 하는 편인데,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강제로 집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분들 중 독서에 관심이 생긴 분들이 이 허접한 글을 보게된다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1. 가능하면 이북리더기가 아닌 종이책을 구매해서 읽기를 권한다. 최근 읽고 있는 《아날로그의 반격》이라는 책에서도 언급되긴 했지만, 사람은 최소한 학습에 있어서는 아날로그 방식이 더 적합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스크린 속 활자나 종이에 인쇄된 활자나 똑같지 않냐고? 천만에 말씀. 종이책은 질감이 느껴지고, 무엇보다 끝이 분명히 보이며 실체감이 있다. 그리고 우리 모두 오감에 자극이 분명히 오는 걸 더 선호한다. 이상하리만큼 전자기기를 좋아하는 내가 이북리더기는 단 하나도 없는 이유, 나는 종이책이 좋다. 당신도 그렇게 될 거라 믿는다.
  2. 지정된 시간에 책을 읽어보자. 나는 점심시간을 항상 독서 시간으로 정해두고 책만 읽는다. 그 때는 업무적인 스트레스나 압박감 모두 내려놓고 오로지 책만 읽는다. 처음엔 어색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주변 사람들도 자연스레 알게된다. 아 저 사람 책 읽는 시간이구만. 그 때부턴 설령 책을 안읽고 싶어도 주변에서 물어볼 것이다. “오늘은 책 안봐요?” 그럼 다시 마음을 다잡고 책을 집어들게된다.
  3. 마지막으로 주변 어디에나 읽을만한 책을 놓아두자. 책을 서재에만, 책장에만 두지말고 말 그대로 어디에나 두는 것이 핵심이다. 어디서든 손만 뻗으면 책을 집어들 수 있도록 하는게 가장 좋다. 침대 옆이든 쇼파 위든 식탁 한 구석이든 책을 둬라. 그리고 다 본 책을 책장에 꽂아두면 된다. 1번에서 종이책을 구매해야 하는 이유와 이어지는데, 사람은 눈에 띄는 실체에 좀 더 호기심이 생기고 집중하게 된다.

종이책을 사자. 지정된 시간에 독서를 해보자. 어디에나 읽을 책을 놓아두자. 이 3가지만 기억하고 실천한다면 내년엔 이 글을 우연히 읽은 당신이 바로 다독왕이 될 것이다.

Categories
아무말대잔치

Apple Silicon, 컴퓨터의 미래를 바꿀 것인가?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위한 모바일 AP를 직접 설계하기 시작한 애플이, 이제는 맥북과 아이맥 등 자사 컴퓨터에 탑재할 SoC를 자체적으로 만들겠다고 발표했었다. 아주 공격적인 스케쥴인데 앞으로 2년 안에 Intel CPU에서 M1과 같은 자사 SoC로 이주를 마무리한다. 거기에는 맥북 에어와 같은 보급형 노트북 뿐만 아니라 맥 프로와 같은 전문가용 컴퓨터까지 모두 포함된다.

애플이 이번에 공개한 M1 Chip, 5nm 설계 기반에 압도적인 성능을 자랑하는 “보급형” SoC다.

애플이 선보였던 M1 chip은 SoC로서, 그 안에 CPU, GPU, NPU는 물론이고 메모리까지 통합되어 있다. 이 말은 이제 노트북이나 컴퓨터도 모바일 기기처럼 보다 작은 기판에 하나로 통합된 M1과 같은 SoC를 중심으로 더 컴팩트한 설계가 가능해짐을 의미한다. CPU부터 메모리까지 하나로 묶여 있으니 당연히 latency 문제도 줄어들고, 이 모든 것을 기반으로 최적화한 OS 및 소프트웨어들이 받쳐주게되니 성능 향상은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M1을 탑재한 맥북 에어나 맥 미니와 같은 기기들의 성능이 예상을 뛰어넘는 충격적인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 내가 사용하고 있는 2019 16인치 맥북 프로와 어떤 면에서는 유사한 성능이 나온다고 하니 인텔 맥의 중고가 하락은 불보듯 뻔한 일이 되었다. M1이 보급형 컴퓨터에 먼저 탑재된 걸 감안할때, M1X나 혹은 성능이 더 높은 M2같은 SoC가 내년에 나오게 될 거란 예상은 이제 자연스럽다.

애플이 생각하는 컴퓨터의 미래는 모바일 기기에 좀 더 가까운듯 하다. 전성비가 뛰어나지만 확장성은 전혀 없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의 AP처럼, 안 그래도 기존 제품들 중 상당수가 업그레이드 용이성이 부족했는데 앞으로는 정말 물리적으로 안될 것이다. 내년에 나오게 될 아이맥 역시 메모리는 초기에 선택하면 그 후로는 확장이 어렵겠지. 이제 이렇게되면 아이맥은 아이패드의 큰 스크린 버전 정도로 봐도 무방하다.

맥 프로가 앞으로 어떻게 나올지도 사뭇 궁금해진다. 맥 프로는 예전 연탄 맥으로 불리던 시절 확장성 측면에서 “프로” 답지 못했고, 그 때문에 많은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그래서 후속 맥 프로에서는 다시 예전처럼 내부 부품들을 필요에 따라 직접 업그레이드 할 수 있도록 해주었는데, 이제 애플 실리콘으로 이주하게 되면서 어떻게 될 것인지 가늠하기 어렵게 되었다. M1Z나 혹은 “프로” 라인업 전용 초고성능 SoC를 설계하여 반영하거나 하여 다시 예전 연탄 맥 시절처럼 돌아가게 될 가능성도 있어 보이고… 여하간 지금까지 보면 애플은 확장성 보다는 확실한 폐쇄성을 추구하는 것 처럼 보이니 연탄 맥 부활도 뭐 생각해 볼 수 있겠지.

2013 맥 프로, 연탄맥 혹은 휴지통맥프로 등의 별명이 있었다.

애플의 컴퓨터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이제 청사진이 대략 나왔다. 자 그럼, PC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확실하진 않지만, 지금의 구조를 포기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 일부 회사는 애플의 전략에 최대한 근접해서 따라가 볼 수도 있다. 자체 AP를 설계할 수 있고, 노트북과 데스크톱을 여전히 생산하며 모바일 제품 생산에 일가견이 있는 회사라면 애플의 전략에 대응할 수 있다. 바로 삼성과 화웨이다. 이 두 회사는 애플처럼 해 볼만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회사들은 전체 PC 시스템에서 일부분만 맡고 있기 때문에 애플처럼 하기엔 어렵다.

더구나 어쩌면 가장 중요할지도 모를 소프트웨어는 아직 x86, x64 CPU에 너무 의존적이다. ARM 기반 노트북은 Windows 진영에서 먼저 선보였는데 마이크로소프트라는 거대한 소프트웨어 회사가 지원함에도 불구하고 아직 제대로된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없다. 애플은 앱스토어에서 쌓아온 소프트웨어들까지 이미 10년에 걸쳐 차곡차곡 준비를 해온 것과 비교하면 초라하다.

한 때 망해가던 회사에서, “휴대전화”를 다시 발명하여 부활한 애플이 이제 “컴퓨터”를 다시 발명하고 있다. 컴퓨터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애플이 그 미래의 일부분을 만들고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

Categories
아무말대잔치

맥북 외장 모니터 60Hz 설정

지난 글에서 맥북 프로에 외장 모니터를 연결했을 경우 60Hz로 출력할 수 있는 방법 한가지를 소개했다. 내장 모니터와 화면을 미러링하고, 외장 모니터에 최적화해서 출력을 하면 화면 품질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외장 모니터에서 60Hz 출력이 가능했었다.

하지만 이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는데, Big Sur로 업데이트하고 어찌된 영문인지 의도한대로 60Hz로 동작하지 못했다. 어쩔 수 없이 다른 방안을 찾기 위해서 여기저기 검색해본 결과, 아래와 같은 절충안을 찾을 수 있었다. 나에게는 완벽한 답안이 아니지만, 뭐 어쩌겠는가. 이렇게라도 타협할 수 밖에.

시스템 환경설정 > 디스플레이에서 외장 모니터(나의 경우 LS32R75) 창을 보자. 거기서 디스플레이 탭을 선택하고나서 “해상도 조절” 이라는 부분에 맥북 키보드의 “option” 키를 누른 채로 클릭을 하면, 아래 스크린샷과 같이 숨겨진 메뉴가 나타난다. 왜 숨겨져 있는지는 일단 나중에 설명하고, 아래 창에서 (저해상도) 라고 적힌 부분을 클릭하여 “재생률” 옵션을 변경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 대부분 30Hz 아니면 60Hz로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거기서 60Hz를 선택하면 된다.

시스템 환경설정 > 디스플레이에 들어가서 외장모니터 부분

문제는 다른 게 아니라 출력되는 품질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이다. 30Hz일 때의 그 또렷하고 선명한 화면이 아니라 약간 흐리멍텅한 화면을 바라볼 수 밖에 없다. 그래도 60Hz로 동작하니까 만족할 수 있다면 이렇게 쓰고, 나는 차라리 Refresh rate가 낮아도 되니까 고품질의 화면을 보고 싶다면 다시 원래대로 돌리거나 해보자. 쉽지 않은 선택이나 어쩔 수 없이 60Hz를 쓰고 싶을 것이다.

참고로 위 메뉴가 숨겨져 있어서 “option”키를 누른 채로 “해상도 조절”을 눌러야만 나타나게 한 이유는, 대부분의 경우 Mac OS는 자동으로 외장 모니터를 검색하고 항상 고품질의 이미지 출력을 우선하기 때문이다. 흐리멍텅해 보여도 60Hz 출력이 된다면 처음부터 보여주면 좋았을 뻔 했는데, 정책적으로 낮은 품질은 보여주고 싶지 않나보다.

혹시 나처럼 헤매는 사람이 있다면 이 글이 도움이 되었길 바란다.

Categories
아무말대잔치

맥북프로와 4K 모니터 설정

나는 맥북프로 2019 ver.을 사용하고 있다. 맥북은 2010년부터 줄곧 써오고 있는데, 이제 나름 10년차인데도 정말로 가끔 이해가 안가는 일들이 아직도 있는게 신기하다. 아마 나처럼 헤매는 사람들도 많을 거라 생각된다. 그래서 언젠가 구글신이 인도해 주셔서 도움을 얻으실 수 있으리라 믿고 여기에 기록을 남겨 두고자 한다.

맥북프로와 외부 모니터를 연결한다고 해보자. 나의 경우는 4K 모니터를 연결해서 사용하고 있다. 이 때 지금의 맥북프로는 HDMI 포트 같은 건 없고 전부 썬더볼트 겸 USB-C 포트이기 때문에 맥북프로에 딱 맞는 LG 5K 모니터 같은 걸 사지 않는 한 멀티 허브를 써야 한다. 애플 정품도 있고 벨킨 등 3rd party 제품들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부터 환장할만한 문제를 만나게 되는데, 4K 모니터와 허브, 그리고 맥북프로를 연결해서 모니터를 바라보면 주사율(1초에 화면을 그리는 횟수)이 30Hz로 대부분 나오게 된다. 윈도PC와 연결해서 사용할때는 분명히 60Hz로 출력이 되었는데, 400만원이 넘는 맥북프로는 왜 이러는 걸까? 아마 이 생각이 많이 들 것이다.

여러 해결책들이 있다. 8K 지원 가능한 HDMI 케이블을 사서 연결해본다, 애플 정품 USB-C to AV 어답터를 구매해서 써본다, 모니터 설정을 초기화 해본다, 등등이 있다. 일단 그 방법을 쓰기 전에 먼저 아래와 같은 방법을 써보길 바란다. (서두가 너무 길었다면 심심한 사과를…)

  1. 맥북프로는 외부 전원이 연결되어 있고, 키보드와 마우스가 연결(블루투스든 USB든 뭐든)되어 있는 상황에서 외부 모니터에 연결된 상태로 뚜껑을 닫으면 클램쉘 모드로 진입한다. 외부 모니터에만 화면을 그리고, 내부 모니터는 뚜껑이 닫힌 상태이므로 화면을 출력하지 않는다.
  2. 이 상황은 노트북 내부의 그래픽 프로세서가 내부 모니터에 출력할 화면은 그릴 필요 없이 외부 모니터에만 화면을 그려도 된다는 걸 의미한다. 즉, 부담이 대충 50% 줄어드는 셈이다. 실제로 맥북프로들 대부분이 이제 레티나 디스플레이니까 뚜껑만 닫아줘도 부담은 훨씬 줄어든다.
  3. 이 상황에서 모니터에 출력되는 화면이 30Hz 인지 60Hz 인지 확인해보자. 마우스만 움직여봐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은 30Hz로 나오던게 노트북 뚜겅을 닫고나면 60Hz로 출력이 되는 걸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냥 노트북 뚜껑만 닫아줘도 외부 모니터의 화면 주사율이 다시 정상적으로 60Hz로 돌아오게된다. 만약 이렇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4K 30Hz 이렇게 나온다면 먼저 멀티 허브를 애플 정품이나 다른 검증된 녀석으로 변경해주고, 그래도 안되면 HDMI 케이블을 8K 지원되는 걸로 바꿔주도록 하자. (하지만 대부분은 뚜껑만 닫아줘도 문제 해결이다)

위 방법은 간단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다. 아마 위 글을 읽고서 ‘그걸 모르는 게 아냐. 문제는 발열이라구!‘ 라고 생각할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맥북프로2019의 발열은 엄청나서, 손가락을 계속 대고 있기가 힘들 정도이다. 노트북 뚜껑을 계속 닫고 쓰게되면 그 높은 열로 인해 액정에 변형이 올 수 밖에 없다. (대부분은 누렇게 뜬다고 한다. 뭐가 되었든 발열로 인한 문제는 피할 수 없다.)

이제 여기서 하나의 방법이 더 있다. 아까 그래픽 프로세서가 외부 모니터에만 화면을 그리니까 부담이 대충 50% 줄어든다는 얘기를 했다. 그렇다면 이제 노트북 뚜껑을 닫지 않고, 즉 클램쉘 모드로 진입하지 않고도 그 효과를 누릴 수만 있으면 된다. 어떻게 하면 되는가?

답은 간단하다. 화면을 복제하는 것이다.

설정에서 디스플레이에 들어간 후, 화면과 같이 나오는 창에서 하단 부분에 보이는 “디스플레이 미러링” 이라는 항목에 체크를 해보자. 이렇게 되면 외부 모니터는 맥북프로의 화면과 완전히 동일한 화면이 나오게 된다. 즉 그래픽 프로세서는 동일한 화면을 단지 두 기기에 똑같이 그려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부담이 덜어지면, 외부 모니터는 다시 60Hz로 그려질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노트북 화면은 끄고 싶을수도 있다. 어차피 동일한 화면만 보여지는데 굳이 노트북 디스플레이가 켜져 있을 필요는 없지 않는가? 이 때는 그냥 간단하게 화면 밝기를 최소한으로 줄여주면된다. 화면이 완전히 새까맣게 변하면서 보이지 않으니, 외부 모니터에만 집중할 수 있다.

아쉽게도 화면 밝기를 줄여도 그래픽 프로세서는 여전히 노트북 디스플레이에 외부 모니터와 똑같이 화면을 그린다. (말 그대로 화면을 계속 복제하는 셈) 화면 밝기를 최소에서 한단계만 위로 올려도 바로 화면이 보이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노트북 화면을 완전히 끄려면 아쉽지만 지금으로서는 뚜껑을 완전히 덮는 수밖에 없다. 윈도 노트북에서는 너무나도 쉽게 되는 외부 모니터 출력 ONLY와 같은 기능을 아직까지 지원하지 못하는 건 매우 아쉽지만, 급한대로 위에서 소개한 방식으로 외부 모니터를 좀 더 원할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내용이 길어서 이해가 어려울 수 있을 것 같아 아래에 다시 정리해 두었다. 맥북프로 쓰는 분들이 조금이나마 편하게 맥 라이프를 즐기시길 바라며…

  1. 외부모니터와 맥북프로를 연결했는데, 4K 60Hz가 아닌 30Hz만 지원될 경우, 맥북프로 뚜껑을 그냥 닫아보자. 외부 모니터로만 화면이 나오게되며 주사율이 다시 60Hz로 돌아올 것이다.
  2. 발열로 인한 디스플레이 열화가 우려되는 경우, 설정 > 디스플레이 > 디스플레이 미러링에 체크하여 노트북 화면과 외부 모니터 화면을 동일하게 세팅하고, 맥북프로의 화면 밝기는 최소로 줄이자.
  3. 만약 이렇게 했는데도 안되면 그 때는 돈을 써보자. 맥용 악세사리들 중에서 리뷰로 검증된 3rd party 제품을 사거나 혹은 정품 악세사리를 사서 연결해 보자. 애플에서 공인한 LG 5K 모니터 등을 사거나 돈을 더 쓸 수 있다면 애플 모니터도 괜찮다.

아무쪼록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Categories
아무말대잔치

기획의 닌텐도

내 머리속 닌텐도(Nintendo)는 예전 꼬꼬마 시절 자주 플레이했던, 닌텐도 엔터테인먼트 시스템(NES)의 한국판 게임기가 전부였다. 닌텐도 Wii가 대박을 치면서 가끔씩 해볼 기회가 있었지만 Wii U가 폭망하는 바람에 회사가 이제 사라지는건가? 하고 그 뒤로는 관심을 끊었다. 뭐랄까, 콘솔로 대박을 쳤던 시절은 NES가 거의 마지막이었던 거 같고 그 뒤로 콘솔은 거의 전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망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나는 또 하나의 레전드가 시대의 흐름 앞에서 힘없이 사라지려나 했다.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나의 큰 착각이었다. 닌텐도는 Play Station과 XBox가 양분한 콘솔 시장을 더 이상 노려보지 않았다. 오히려 그 두 기기를 쓰지 않는 사람들의 두 손에 쥐어질 수 있는 무언가를 고민했다. 하드코어 게이머들을 위한 고성능 기기는 닌텐도에겐 무리다. 닌텐도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를 처음부터 다시 생각했고, 그 오랜 고민의 끝에 닌텐도 스위치가 나왔다.

지금 회사에서 상품기획 업무를 맡고 있지만, 솔직히 말하면 기획 업무는 정말로 어렵다.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제품에 대해서 미리 소비자가 어떤 것을 원할지 상상해봐야하고, 아무도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 길이 맞다는 걸 믿어야 한다. 닌텐도 스위치가 처음에 기획될 당시에 과연 닌텐도 내부에서 이 컨셉이 제대로 먹힐 것인지 수많은 고민이 있었을텐데, 그 수많은 반대를 무릎쓰고 이러한 컨셉의 휴대용 게임기를 다시 시장에 내놓은 닌텐도의 기획력과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닌텐도의 기기들은 과감한 도전들을 자주 하는데, 3DS가 나왔을 당시에도 듀얼 스크린 기반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게 놀라웠다. 이번엔 조이콘을 탈착식으로 변경하면서 평소에는 기기에 연결해서 휴대용 게임기로 즐기다가, 집에서는 본체를 Dock에 연결하고 조이콘은 빼서 별도의 주변기기 등으로 연결하여 편하게 사용하는 컨셉은 정말 놀라웠다. 링피트를 집에서 직접 해보고 있는데 기획 단계에서 분명히 이러한 확장성을 염두해 두었을 것이다.

닌텐도 스위치를 두고 해상도가 왜 4K가 안되는지, 게임 그래픽 수준이 왜 타사 대비 떨어지는지를 지적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이 게임기를 사는 사람들은 플스나 엑박으로 고품질의 그래픽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캐쥬얼한 게임성, 그리고 게임 속 이야기에 편하게 빠져들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이 게임기를 산다. 정확히 닌텐도가 타게팅하고 원했던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것이다. 기획 의도를 거의 100% 정확하게 실현하고 있는셈인데, 정말 대단한 것이다.

나는 언제쯤 이런 치밀하고 날카로운 기획 능력을 가지게될까. 기업으로서의 닌텐도는 정말 배워보고 싶다.